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는 알코올을 명확한 근거가 있는 1급 발암물질로 분류했습니다. 그동안 ‘적당한 음주는 건강에 좋다’는 오해가 널리 퍼져 있었지만, 과학적 연구 결과는 그와 정반대의 사실을 말하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는 알코올의 본질과 건강에 미치는 영향, 그리고 사회적 비용에 대해 더 깊이 이해하고 경각심을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1. 적당한 음주는 건강에 좋다는 오해
오랫동안 사회에서는 ‘적당한 음주는 혈액순환을 도와주고 심장 건강에 좋다’는 믿음이 퍼져 있었습니다. 그러나 최근 다수의 대규모 코호트 연구는 이와 반대되는 결과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알코올은 우리 몸속에서 아세트알데하이드라는 물질로 분해되는데, 이 아세트알데하이드는 강력한 발암 물질입니다. 특히 아시아인에게 흔한 ALDH2 유전자 결핍은 알코올 분해 능력을 떨어뜨려 발암물질의 체내 농도를 더욱 높이는 원인이 됩니다.
심혈관 건강에 좋다는 주장 역시 신뢰도가 낮습니다. 일부 연구에서 소량의 알코올 섭취가 좋은 HDL 콜레스테롤을 높이는 효과가 나타났지만, 이는 술을 전혀 마시지 않는 사람들과 비교한 결과였으며, 건강 상태가 이미 나쁜 사람들이 금주한 경우가 통계에 반영된 바이어스일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알코올은 다양한 방식으로 심장질환, 고혈압, 뇌졸중의 위험을 높일 수 있으며, 특히 여성은 상대적으로 적은 양으로도 더 큰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2. 알코올이 유발하는 주요 암들
알코올은 구강암, 인두암, 후두암, 식도암, 간암, 대장암, 유방암 등 여러 종류의 암 발병과 밀접한 연관이 있습니다. 특히 유방암의 경우 여성에게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암 중 하나인데, 하루 한 잔의 음주만으로도 유방암의 발병률이 유의미하게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습니다.
알코올은 체내에 들어온 뒤 간에서 아세트알데하이드로 분해되며, 이 물질은 DNA에 손상을 주고 세포 분열을 방해합니다. 이 과정에서 암세포로 변이될 확률이 높아집니다. 특히 담배와 알코올을 함께 사용할 경우, 암 발생 위험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합니다. 이 두 가지 물질은 상호 상승작용을 일으켜 구강 및 인후두암의 위험을 크게 높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알코올은 체내 호르몬 농도에도 영향을 미쳐 에스트로겐 수치를 증가시키며, 이로 인해 유방암 발병 위험이 높아집니다. 이러한 이유로 세계 각국의 보건 당국은 ‘음주는 암 발생 위험 요인’이라고 명시하고 있으며, 그 어떤 양의 음주도 ‘안전하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3. 알코올이 초래하는 사회적 비용
알코올의 해악은 단지 건강 문제에 그치지 않습니다. 사회 전체적으로도 막대한 비용을 초래합니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음주로 인한 사고입니다. 음주운전, 가정폭력, 청소년 비행, 성범죄 등 사회적 문제의 상당수가 알코올과 직간접적으로 관련되어 있습니다. 특히 음주운전으로 인한 교통사고는 매년 수천 명의 생명을 앗아가며, 막대한 의료비용과 보험료 상승을 유발합니다.
노동 생산성 저하 역시 큰 문제입니다. 잦은 음주는 숙취, 집중력 저하, 결근 등으로 이어지며 이는 곧 기업의 생산성 감소로 연결됩니다. 특히 직장 내 회식문화는 음주를 강요하는 분위기를 조성하여 개인의 자율성을 침해하고, 장기적으로 조직 내 스트레스와 갈등을 야기할 수 있습니다.
국가적 차원에서 보면, 알코올과 관련된 의료비, 법 집행 비용, 복지 지원 등에 소요되는 비용은 천문학적입니다. 일부 국가에서는 ‘알코올세’를 통해 관련 피해를 일부 상쇄하려 하지만, 이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기 어렵습니다. 사회 전반적인 인식 변화와 규제 강화가 병행되어야 합니다.
4. 금주는 선택이 아닌 필수
이제는 ‘음주를 줄인다’는 생각보다 ‘금주를 실천한다’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건강을 위해, 가족을 위해, 그리고 사회 전체를 위해 알코올 없는 삶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최근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노 알코올’ 운동이 확산되고 있는 것도 고무적인 현상입니다. 이들은 자신의 몸을 소중히 여기고, 또렷한 정신 상태에서의 인간관계를 추구합니다.
알코올 없는 사회가 가능하냐는 의문도 있지만, 많은 선진국에서는 이미 음주 문화에 대해 재고하고 있으며, 금주 캠페인이나 알코올 프리(Alcohol-Free) 제품이 일상 속에 자리 잡아가고 있습니다. 한국 역시 전통적인 ‘회식 문화’에서 벗어나 개인의 건강과 가치관을 존중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금주는 결코 불편함이나 고통이 아니라, 새로운 삶의 방식입니다. 자신의 건강을 지키고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한 선택으로 금주를 받아들이는 인식 전환이 절실한 시점입니다.
요약
알코올은 1급 발암물질로, 적은 양이라도 건강에 해롭습니다. 특히 아세트알데하이드는 강력한 발암 유발 물질로서 다양한 암의 주요 원인이 됩니다. 더 이상 ‘적당한 음주’라는 말에 안주하지 말고, 건강과 사회 전체의 안전을 위해 금주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음주로 인한 사회적 비용과 개인의 건강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보다 근본적인 인식 변화와 행동이 필요합니다. 알코올 없는 삶, 그것이 진정한 건강의 시작입니다.